기존 입장서 후퇴…지역 경제통합 이후 논의 가능할 듯

남미지역 화폐를 통합하자는 단일통화 창설 논의가 당분간 수면 위로 떠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각료회의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 북서부 산타페 시를 방문한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장관은 단일통화 창설 문제가 지역 경제통합이 이뤄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지스 장관은 "단일통화 창설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면서 "유럽연합(EU)처럼 남미지역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된 이후에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경제장관 "남미 단일통화 창설 문제 갈 길 멀어"
앞서 지난달 초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방문을 수행한 게지스 장관은 아르헨티나 정부와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페소-헤알' 창설 필요성을 주장했다.

당시 게지스 장관은 "앞으로 지구상에는 5개 정도의 통화만 존재할 것"이라면서 남미통합 노력이 단일통화 창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브라질 정부는 남미 모든 국가를 위한 단일통화 창설을 바란다"면서 단일통화 창설 논의가 남미 양대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점차 다른 국가로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질 내에서도 단일통화 창설 주장에 대해 반론이 제기됐다.

호드리구 마이아 브라질 하원의장은 "단일통화를 만들면 헤알화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며 '페소-헤알' 창설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호베르투 캄푸스 네투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도 단일통화가 브라질 금융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남미 각국의 경제력 격차에 대한 엄밀한 평가와 기술적인 고려 없이 나온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