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EU 정상'으로 간주

16일(현지시간) 유럽의회의 선택으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맡게 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자리는 흔히 EU의 최고위직으로 거론된다.

임기는 5년. 이에 따라 폰데어라이엔 차기 위원장은 11월 1일 장클로드 융커 현 위원장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으면 2024년 10월 말까지 이 자리를 책임지게 된다.

집행위원장은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EU 정상회의의 상임의장과 함께 28개 회원국 연합체인 EU의 '정상'으로 불린다.

차기 상임의장은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가 내정됐으며 오는 12월 1일 취임을 앞뒀다.

EU '최고위직' 집행위원장…일반국가의 '행정부 수반'
EU가 다른 나라의 정상과 갖는 정상회담에는 관례로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집행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한다.

집행위원장과 상임의장 중 한 사람만 참석하면 공식적으로는 '정상회의'라는 타이틀이 붙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위원장의 첫 번째 임무는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총괄하는 것이다.

EU 집행위원장을 일반 국가의 '행정부 수반'에 해당한다고 부르는 이유다.

집행위는 28개 회원국 정부로부터 독립돼 EU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조직으로 EU의 법과 정책 이행, 예산의 관리·집행, EU의 일상 업무 처리 등 행정부 기능을 수행한다.

집행위는 위원장과 각 회원국에서 한 명씩 추천된 집행위원, 2만3천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다.

집행위원은 일반 국가의 '장관급'에 해당한다.

특히 집행위는 EU 기구 중에 유일하게 법안을 제안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EU는 외교·국방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각 회원국에 대부분의 권한을 부여해 집행위원장은 연방제 형태인 미국이나 러시아의 대통령보다는 권력 기반이 훨씬 약하다.

융커 현 위원장의 경우 2014년 이른바 '슈피첸칸디다텐' 제도를 통해 집행위원장 자리를 거머쥐어 유럽의회에도 나름대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당시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국민당(EPP)의 집행위원장(슈피첸칸디다트) 후보로 선출돼 유럽의회 선거를 총괄해 승리한 뒤 집행위원장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폰데어라이엔 차기 위원장은 유럽의회 정치 그룹의 슈피첸칸디다트들이 모두 EU 회원국 정상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하자 혜성처럼 나타나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됐다.

이런 까닭에 의회에 대한 영향력이 융커 위원장만 못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U '최고위직' 집행위원장…일반국가의 '행정부 수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