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대치 상황 언급 없이 "평화적 해결" 강조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과 베트남의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 6척이 최소 1주일 이상 대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국은 이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며 평화적인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2일 "중무장한 중국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 두 척과 베트남 해안 경비함 4척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뱅가드 뱅크 인근 해상을 순찰하며 1주일째 대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이언 마르틴손 미국 해군참모대학 조교수의 말을 인용한 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석유) 탐사선 '하이양 디즈 8호'가 지난 3일 뱅가드 뱅크 인근 해상에 진입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이 같은 대치상황을 확인해주지 않으면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데 확고하다"면서 "관련국들과의 협상을 통해 차이점을 관리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15일 마르틴손 조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하이양 디즈 8호'가 뱅가드 뱅크 인근 해상에서 탐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박 위치추적 프로그램 자료를 공개했다.

"남중국해서 중국-베트남 해안 경비함 6척 대치"(종합)
마르틴손 교수는 그러나 중국과 베트남 경비함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17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분석 자료를 인용, '하이양 디즈 8호'가 지난 15일 12일간의 탐사 활동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기간 중국 해안 경비함 3척이 호위했고, 베트남 선박 9척이 바짝 뒤쫓았다고 전했다.

또 중국 경비함 한 척이 지난 2일 베트남 남동부 해상에서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가 임대한 일본 선적 석유시추선과 이를 돕는 베트남 선박들에 근접해 고속으로 운항하며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최근 남중국해 진행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며 관련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항 대변인은 "베트남 영해에서 베트남 허가 없이 다른 나라들이 하는 모든 행위는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 영해를 침범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 대변인은 또 "베트남은 영해를 수호하기 위해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자주권을 행사하며 당사국들에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분쟁과 이견을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베트남은 1974년과 1988년 각각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해전을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