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유조선 피격사건 공조 등 관련 한미 외교장관 통화 사실도 확인

미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감축·동결 의무를 일부 지키지 않았다고 밝힌데 대해 "이란의 핵 협박에 굴해선 안된다"고 강력 비난하며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최근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미·이란 간 긴장이 고조돼온 가운데 대치 전선이 한층 가팔라지는 모양새이다.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란의 구상은 "핵 협박과 마찬가지"라면서 국제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의 농축 구상은 끔찍한 핵 합의가 그들의 (핵) 역량을 온전하게 놔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원자력청은 "앞으로 열흘 뒤인 6월 27일이 되면 핵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킨 저농축(3.67%) 우라늄의 저장한도(300㎏)를 넘기게 된다.

나탄즈 농축 단지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농축 속도를 4배 늘렸다"라며 중수의 저장량도 핵합의상 한도(130t)를 곧 넘길 수 있다고 발표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의 발표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놀랍지 않다"면서 "우리는 (이란의) 핵 협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 정권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준수해 나가길, 핵무기를 보유하지 말 것을 계속 촉구하는바"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이날 발언을 놓고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최악의 협상으로 조롱해온 핵 합의를 준수하라고 요구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빚어졌다"고 꼬집기도 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란의 발표가 유감스럽지만 누구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가 보다 나은 합의로 대체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얻기 위해 취하는 어떠한 조치도 미정부의 최대 압박 전략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과 관련, 미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항행의 자유'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한 것과 관련,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주말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을 비롯해 여러명의 외국 지도자들과 통화했다면서 강경화 외교장관과의 통화 사실도 거론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통화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지는 않지만, 지난주 이란의 행동에 대한 평가 작업과 관련해 우리의 동맹들과 엄청나게 열심히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러시아를 방문 중인 강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러시아 현지시간으로 16일밤 통화를 하고 한반도 문제와 함께 오만 해역 유조선 피격 사건 등 중동 정세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한 한미 간 긴밀한 협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와 관련해 계속해서 수시로 소통·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도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주말 사이 여러 외국 지도자들과 통화를 했다면서 "전 세계가 뭉쳐야 한다"고 말하며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을 거론, "우리는 그(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열려있게 하는데 깊은 관심이 있는 국가들을 확대, 우리가 이 일을 해나가는데 도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