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존합의 복귀 않으면 협상 없어"…전체제품 관세폭격 경고
美관리들 "트럼프·시진핑 만나도 최종합의 불가…협상재개는 가능"
트럼프 "내가 미중협상 제동"…G20 정상회담 때 최종합의 난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합의까지 9부 능선을 넘은 무역협상으로 복귀하라며 중국을 다시 한번 압박했다.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이달 말 성사될 것으로 보이지만, 담판이 이뤄지더라도 최종 무역합의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행사 참석을 위해 아이오와주로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무역협상을 매우 간절히 원한다면서도 훌륭한 합의가 아니라면 자신은 합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협상을 못 하도록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나"라며 "우리는 중국과 훌륭한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전혀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합의를 했었다"며 "중국이 그 합의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나는 (협상 타결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하는 합의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지난달 초까지 합의문 초안을 다듬을 정도로 진전된 세부합의를 뜻한다.

미국과 중국은 작년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멈추고 고위급 협상을 이어왔다.

그러나 협상은 미국이 불공정행위 재발방지책과 관련한 합의 사항을 중국 법률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면서 주권침해 논란 속에 지난달 초 결렬됐다.

미국은 중국이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이 같은 법률 개정에 합의했다가 후퇴했으며 90%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중국의 입장 번복 때문에 협상 판이 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미국은 중국의 합의 철회를 명분으로 삼아 2천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렸고, 중국이 이에 보복하면서 무역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내가 미중협상 제동"…G20 정상회담 때 최종합의 난망
미국과 중국 정상은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어 무역협상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이달 말 G20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에게 있어 세계 최대 경제 대국 사이의 갈등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의 하나"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은 채 중국이 4∼5개 쟁점에 다시 합의하지 않으면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은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위안화 환율조작 ▲사이버 절도 ▲산업보조금 지급 등 중국 산업·통상 관행의 구조적 변화를 협상의제로 삼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시 주석이 여전히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두 지도자 모두 자신의 나라를 확고히 대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G20 회의 때 시 주석을 만나지 못한다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머지 전체 수입품인 3천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도 같은 세율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면서도 무역협상의 급격한 진전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정상회담은 합의를 마무리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시 협상할 기회"라고 말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CNBC방송에 출연해 "잘해야 앞으로 나아가는 데 대한 합의의 일부일 것"이라며 "최종 합의가 아닐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한 달 전에 협상이 깨질 때 훌륭한 합의까지 거의 90%에 도달했다"며 "우리는 아주 좋은 토대가 있던 한 달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