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선물한 나무 죽자 논란…마크롱 "상징은 함께 나무 심는 것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정의 떡갈나무'를 다시 보내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떡갈나무 한 그루를 선물했고 두 정상은 백악관에 이 나무를 심으며 양국의 우호를 과시했다.

그러나 이후 이 떡갈나무는 미국의 검역과정에서 죽어버렸고 소셜미디어에는 죽어버린 '우정의 나무'가 양국 관계를 상징한다는 풍자가 넘쳐났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이 새 떡갈나무를 보내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회의에 참석한 마크롱 대통령은 스위스 RTS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떡갈나무가 미국의 검역과정에서 죽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며 "미 해병대와 우리 국민의 자유를 향한 우정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새 떡갈나무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상징을 보지 말라"며 "상징은 함께 나무를 심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미국을 국빈방문한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옮겨진 떡갈나무는 프랑스 북부 벨로 숲 인근에 있던 것이었다.

벨로 숲은 제1차 세계대전 때 미국 해병대가 독일군을 격퇴한 곳으로 당시 미 해병 1천811명이 전사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우호 관계를 홍보하기 위해 언론 앞에서 직접 삽으로 흙을 퍼 나무에 덮였으며, 이 행사에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동참했다.

그러나 미국이 검역을 위해 백악관 앞뜰에서 나무를 파낸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검역과정에서 나무가 죽어버리자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미국 관리들은 그 나무가 죽은 것을 두 정상의 만남 이후 어려워진 양국 관계에 비유하는 풍자가 소셜미디어에 넘쳐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무역과 기후변화, 이란 핵합의 등에 대한 미국의 일방주의적 접근을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