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습적인 대(對)멕시코 관세 부과 방침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멕시코 대표단은 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과 만나 관세 및 불법 이민 문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회사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앞서 보다 많은 멕시코산 부품을 미국에 들여오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일부 자동차 모델은 출하를 연기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25% 관세가 지속되면 미국 내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엄포’가 현실화하면 자동차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는 “고율 관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미국 내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최대 150만 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 행렬을 막지 못하면 6월 10일부터 멕시코산 제품 전체에 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또 관세를 차례로 올려 10월 1일부터는 25% 를 매기겠다고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한 10일 이전에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다음주부터 멕시코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