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이 미국 뉴욕증시에 이어 홍콩증시에서 2차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알리바바가 금융 자문위원들과 상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 하반기 홍콩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장 계획은 초기 단계이며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바바는 자금 조달 창구를 다양화하고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홍콩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홍콩증시 상장을 통해 200억달러(약 23조7100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거래 제한 목록에 올리는 등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2차 상장이 추진되는 것에 주목하면서 “자금 조달보다는 ‘귀향’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29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알리바바가 굳이 2차 상장에 나서는 것은 현금 확충보다는 중국 기업에 적대적인 미국을 피하기 위한 의도가 짙다는 해석이다.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당시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통해 250억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애초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은 홍콩거래소 규제에 막혀 뉴욕증시를 택했다.

지난해 홍콩거래소가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면서 알리바바가 재도전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