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재확인됐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4월 30일~5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회의) 의사록에서다.

FOMC에 참석한 위원들은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를 요구하며 근거로 제시한 저물가에 대해선 ‘일시적’이라고 진단했다.

Fed가 당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2.50%에서 동결한 배경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어느 방향이든 기준금리를 움직여야 하는 강한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저물가에 대해선 “일시적”이라고 평가했다. Fed는 2% 안팎의 물가 상승률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1.6%에 그쳤다.

하지만 Fed의 이 같은 진단은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되기 전에 나왔다. 미 행정부는 이후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어 3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최고 25% 관세 부과 절차를 시작했다.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며 물가가 뛸 수도 있다. Fed는 금리 인하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로버트 캐플런 미 댈러스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비슷해지는 현상을 방치하면 경기 둔화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플런 총재는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는 원인의 하나로 미·중 무역전쟁을 지목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도 최근 “근원물가 상승률이 몇 달씩 1.5%를 밑돌면 기준금리 인하를 분명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