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총리 "대졸자·농민공 등 일자리 창출 전력투구하라"
"무역전쟁 中 최대 고민은 일자리 창출…정책 최우선 순위"
미국과의 무역전쟁 격화로 심각해진 일자리 문제 해결이 중국 정부의 최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단위 회의에서 당 간부들에게 대졸자, 퇴역군인,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등의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놓고 이를 위해 전력투구할 것을 촉구했다.

리 총리는 "현재 대졸자, 퇴역군인, 농민공 등은 노동시장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대졸자의 취업과 창업 지원은 경제 발전과 삶의 질 개선, 사회 안정 확보 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올해 1천500만 명의 신규 구직자가 노동시장에 진입해 중국이 심각한 실업 문제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고, 올해 1천300만 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해지면서 '관세 폭탄'을 피해 중국 내 수출 제조업체들이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중국 내 제조업 일자리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문을 닫은 공장 수는 600만 개에 달해, 새로 생긴 공장 수 500만 개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교육열 고조와 소득 증대로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대졸자가 많아진 것도 취업난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2009년 중국의 대졸자 수는 530만 명이었으나, 올해 대졸자 수는 834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일자리 문제는 중국 공산당에 심각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상하이의 국제정치 전문가 선딩리는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은 투표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민에게 돈을 벌고 삶의 질을 개선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중국 지도부는 인민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다"며 "무역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자리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특히 농민공 등 저소득층의 일자리 문제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싱가포르의 중국 전문가인 알프레드 우는 "중산층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해놓은 돈을 쓰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지만, 농민공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는 모든 것을 뜻한다"며 "이들이 사회 불안 요인이 되기 쉽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취약계층의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