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중국 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올해는 더 늘어나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던 중국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에서 발생한 회사채 디폴트는 392억위안(약 6조756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4배에 달했다. 중국 기업의 디폴트가 상반기에 집중됐던 2016년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민간기업의 디폴트가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 증권사인 하이퉁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디폴트를 낸 기업 중 민간기업은 28개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올 들어선 1분기까지 18개 민간기업 채권에서 디폴트가 발생했다. 전체의 90%에 이르는 수치다.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가 급증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강조해온 ‘그림자 금융’ 축소 정책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 시스템이 아니라 제2금융권 등에서 이뤄져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기업대출을 말한다. 중국에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대출 제한과 감독당국의 자기자본비율 규제 강화 등으로 그림자 금융 규모가 계속 커져왔다.

중국 정부는 금융위기가 터질 가능성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그림자 금융 단속을 강화해왔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부도 나는 회사채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2014년 10억위안 정도에 불과하던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는 매년 급증해 작년엔 1199억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에선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반면 부채비율은 증가하고 있어 올해 디폴트 규모가 작년 수준을 웃돌 것이란 예상이 많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