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보고서 편집본 공개

'결정적 한방' 끝내 제시 못해
수사방해 의혹 기소도 불발
미국 법무부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448쪽 분량의 로버트 뮬러 특검보고서 편집본을 공개했다. 지난달 24일 의회에 제출한 4장짜리 ‘요약본’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자 일부 민감한 내용을 가린 채 보고서 전체를 재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트윗을 올려 “게임 오버”를 선언했다. 편집본에도 자신의 대통령직을 끝장낼 만한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내년 재선 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편집본에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사법방해 정황이 나타났다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뮬러 특검 '러 공모 증거' 못 찾았다…재선 앞둔 트럼프 "게임 오버"

뮬러 특검의 초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러시아 스캔들)이다. 특검은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의 다양한 접촉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명백한’ 공모 증거는 찾지 못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방해(사법방해) 의혹이다. 특검은 이에 대해서도 ‘기소 판단’에까지 이르진 못했다. 하지만 특검은 유·무죄 결론을 내리지 않고 “그(트럼프 대통령)가 무죄라고 밝힌 건 아니다”는 단서를 달았다. 미 정치권에서 뮬러 특검보고서를 놓고 정치 공방이 벌어지는 배경이다.

특히 편집본에는 특검이 검토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 10개가 적시됐다. 뮬러 특검 해임 추진,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뮬러 특검에 대한 수사 지휘를 거부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해임 등이 대표적이다. 특검은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대통령의 노력은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편집본이 공개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치 공방이 다시 가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포스터를 올리며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며 “게임 오버”라고 밝혔다. 부상 장병 격려 행사에선 뮬러 특검이 시작된 배경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에 ‘역공’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특검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공격해 왔다.

민주당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성명을 내고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특검보고서는 그런 주장을 약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도 “(편집본엔)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와 다른 위법행위에 관여했다는 충격적인 증거의 윤곽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대선 판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 기관투자가 1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란 응답이 71%에 달했다. 정치 후원금 모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올 1분기에만 3030만달러를 기록해 민주당 선두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위원(1820만달러)을 큰 폭으로 따돌렸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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