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폼페이오 교체 '몽니'에 美는 무시전략
북한이 미·북 협상 파트너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대신 다른 인물로 교체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미국은 철저한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미 PBS방송 인터뷰에서 “스몰딜(단계적 비핵화)은 과거 실패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일괄타결식 비핵화)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북한이 수용하지 않는 것을 봤지만 (북한의 수용)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을 여전히 원하는 이유”라고 했다. 북한과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빅딜을 수용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대북 유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에게 사진과 편지를 보낸다”며 김정은의 조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 축하를 거론했다. 이 시기에 맞춰 서한을 보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을 ‘저질’이라고 부르며 북핵 협상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한데 대해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 본인은 18일 국무부 청사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외교부 장관과 회담 전 ‘북한에 대한 공개 메시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단지 “좋은 오후”라고만 한 뒤 회담을 위해 퇴장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북한의 폼페이오 장관 배제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의 질의에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펜타곤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 보도와 관련해 “시험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 중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건 그가 처음이다.

섀너핸 장관대행은 “탄도미사일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제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시험 자체가 일종의 표현이며, 이걸 다른 메시지들과 종합해 보면 여러 가지 많은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에 대한 우리의 태세나 작전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을 중단시킬 만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아닌 것 같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이미아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