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솔직한 의견 교환, 좋은 출발"…美 "거액 무역적자 문제 제기"
이달 중 2차 회담…환율 포함 여부 등 협상범위 이견 커 난항 예고


일본 시장을 미국에 더 개방하는 폭을 정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한 미일 양국 간의 첫 무역협상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틀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일본 대표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장관)은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이틀째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농산물과 자동차를 포함하는 물품관세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자상거래(EC) 등 디지털 무역 부문의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미일 새 무역협상 1차 회담 종료…디지털 무역도 논의
이틀째 협상은 3시간가량 이어졌다.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작년 9월의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맞춰 협상을 진행할 것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고, 좋은 스타트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기에 성과를 내기 위해 이런 논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며 "디지털 무역 분야도 적절한 시기에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USTR는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교섭에서 거액의 대일 무역적자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작년 9월의 양국 수뇌 간 합의를 토대로 무역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얻는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미일 양국은 작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합의한 공동성명을 통해 관세 분야인 물품무역과 '조기에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뤄진 첫 각료급 협상에서는 양국이 서로 받아들일 만한 저강도 수준의 요구사항을 내놓은 뒤 상대 입장을 탐색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이번 첫 만남에서 협상 범위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농산물 등의 수출을 늘리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혀 물품교역이 일단 핵심의제로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작년 기준으로 676억 달러(약 76조원) 규모의 적자를 봤다.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중국, 멕시코, 독일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로, 그중 80%가 자동차에서 발생하고 있다.

모테기 경제재생상은 이달 하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 전에 2차 협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는 올 6월까지 매월 열리는 3차례의 미일 연쇄 정상회담 흐름에 맞춰 협상을 단계적으로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오는 26~27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하순 새 일왕 즉위 후 첫 일본 국빈으로 방일한다.

이어 6월 28~29일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그러나 교섭 범위를 둘러싸고 양측 간의 입장차가 확연한 상황이어서 향후 협상이 원활하게 타결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은 물품 및 일부 서비스 분야로 협상 범위를 좁히려 하는 반면에 미국은 금융 등 서비스와 투자규정, 환율 문제 등을 폭넓게 다루어 자유무역협정(FTA) 수준의 합의를 끌어내고자 한다.

미국은 특히 수출에 영향을 주는 환율 문제를 의제로 삼고 싶어 한다.

미국 행정부는 이미 작년 12월 일본과의 무역협상 범위로 물품 관세 외에 정보통신·금융 등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 의약품·의료기기, 환율 등 22개 분야를 의회에 보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