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7년간의 망명 생활 끝에 축출돼 영국 경찰에 체포되면서 언론자유 침해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워싱턴포스트(WP)가 어산지는 언론자유의 영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포스트는 미 군인의 컴퓨터 해킹을 지원하고 러시아의 정보기관과 협력해 미국의 선거에 영향을 행사하도록 한 것은 언론의 상궤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어산지가 미국으로 인도돼 단죄된다면 이는 그의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시민 자유의 패배가 아니라 법치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공박했다.
WP "어산지는 언론자유 영웅이 아니다, 그의 체포는 만시지탄"

포스트는 11일 자 사설에서 어산지가 7년 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도피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오히려 스웨덴의 성폭력 처벌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제하면서 어산지는 그러나 에콰도르 정부의 호의를 남용해 러시아가 위키리크스를 미 대선 개입에 이용하도록 역할을 했으며 이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조사 대상이 돼왔다고 지적했다.

포스트는 러시아가 훔친 민주당 자료들이 위키리크스 이름을 달고 일반에 공개됐다면서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신임 대통령이 그를 대사관으로부터 축출한 이유로 바티칸 기밀문서 공개와 에콰도르 정부에 대한 위협을 거론한 사실을 언급했다.

포스트는 어산지가 물론 상당수 뉴스 가치가 있는 비밀정부 문서들을 공개했고 포스트 자신도 이 중 일부를 보도했지만 어산지는 첼시 매닝 사건에서 보듯 종종 이들 기록을 해킹과 같은 비윤리적인 방법을 통해 입수(하려)했으며 이는 저널리즘의 규범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입수한 자료들은 아무런 독립적인 사실 확인 노력도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료에 언급된 개인들에 논평 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일반에 공개돼버렸다면서 특히 독재정권 정보기관의 음모에 협력해 미국의 대선 후보를 저해하고 상대 후보를 이롭게 한 행위는 통상적인 언론의 활동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결국 어산지의 행동은 설사 저널리즘과 관계가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정보의 전파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트는 또 미 법무부가 어산지에 대해 첼시 매닝과 공모해 미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하려 했다는 단일 죄목으로 기소할 예정이며 어산지가 이를 통해 입수한 기밀을 유포한 행위를 처벌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따라서 영국은 어산지를 미국으로 인도할 경우 언론의 자유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우려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어산지의 미국·인도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서방의 민주주의를 저해하기 위해 벌여온 노력을 파악하는 데 핵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트는 "어산지 체포는 때늦은 감이 있으며 진즉 그의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