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조노 교수 "합의 못 이뤘지만, 가능성의 문 열려 있다"
기미야 교수 "트럼프, 북한에 '뭔가 더 하라'며 공 넘긴 듯"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2차 정상회담이 28일 합의 없이 마무리되자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 역시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쿠조노 히데키(奧園秀樹·54)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중간하게 타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던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가능성의 문은 그대로 열려 있다"고 말했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59)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인가 좀 더 하라'는 의미에서 북한에 공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日전문가 "트럼프 어중간한 타협 않겠다는 것…가능성 열려있어"
▲ 오쿠조노 히데키(奧園秀樹·54) 시즈오카(靜岡)현립대(국제관계학) 교수
= 서로 합의를 못 하긴 했다.

합의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나 문재인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트럼프 대통령의 힘이 강력한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형식으로 결과를 내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결과에 대해 실망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 내용을 보니 그래도 미국에서 현재의 모멘텀 자체는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가 있는 것이 보인다.

북한이 다시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 이런 약속이 지켜지는 한 더 제재를 가하거나 북한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뒤집지는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한편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중간한 타협을 해서 미국이나 일본의 국익을 손상할 염려는 없어서 다행이다.

주위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쉽게 타협을 하는 사태가 우려됐지 않나.

일본 정부가 특히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서둘러서 타협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것이 좋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보다 더 규모가 큰 시설이 있다고 했는데, 어중간하게 타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던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이 생사가 걸린 문제니, 미국이 원하는 것을 다 내놓고 알몸이 돼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카다피나 후세인의 최후를 봐도 안이하게 카드를 내놓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회담에 대해 빨리 열릴 수도 있고 오랫동안 안 열릴 수도 있다고 하지 않았나.

결론적으로 보면 기존 상황이 그대로 이어지는 국면이 됐다.

전망이란 것은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는 상황이다.

합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가능성의 문은 그대로 열려 있다.
日전문가 "트럼프 어중간한 타협 않겠다는 것…가능성 열려있어"
▲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59) 도쿄대 대학원 교수
=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백악관이 발표했지만 아마도 합의를 안 하겠다는 쪽은 북한이 아닌 미국 쪽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회담에서도 합의는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내년 재선을 생각할 때 이번 회담 결과를 업적으로 하려 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애매한 협의보다는 북한을 더욱 세게 압박하면 큰 내용을 얻어낼 수 있다고 확신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회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현시점에서는 해석에 어려운 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일 관계는 진전되기 어렵다고 본다.

일본 정부로선 이번 결과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합의'보다 좋게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가장 낙담한 것은 문재인 정부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다음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북한이 됐다.

북한이 움직여야 미국이 받아들이고 협상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인가 좀 더 하라'는 의미에서 북한에 공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비핵화와 관련, 좀 더 확실한 내용일 제시해야 줄 수 있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