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 제안…트럼프에 "또 한 차례 정상회담 허비 말라" 촉구
블룸버그 "외교적 창의 필요…'평화협정-비핵화' 투트랙 논의"
다음 달 말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회담 의제를 평화협정과 비핵화라는 '투 트랙'으로 나눠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20일(현지시간) '또 한 번의 북미 정상회담을 허비하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아마도 실수"라며 "그러나 성과에 대한 어떤 희망이라도 가지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번보다 훨씬 더 주의 깊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도전과제는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파악하고 동결시킨 뒤 결국 해체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외교적 창의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컨대 회담을 투 트랙으로 분리할 수 있다"며 "하나는 평화협정 협상에, 나머지 하나는 비핵화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제안했다.

통신은 "이를 위해 틀림없이 북한과 미국의 양보가 필요하고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간 면밀한 조율도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종류의 협상 틀을 완전하게 준비한 뒤 협상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며 "그러려면 대통령이 경시하곤 하는 외교 참모들의 성실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성명서의 모호한 목표들을 달성하는 데 사실상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면서 "북한은 핵과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대해 그저 허울뿐인 조처를 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그러면서도 미사일과 핵분열 물질을 계속 생산했고, 더 세부적인 협상을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 될 핵무기 보유 목록을 제공하는 것도 지금까지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 때보다 대내외적으로 정치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2차 회담에 임하게 된다는 점도 거론했다.

국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권한이 강해진 야당,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추문과 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또 대외적으로는 대북한 연합 전선이 점점 더 흔들리고 있다고 통신은 진단했다.

한국과 일본 간 결속이 크게 약화되고 있고,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회담에서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를 유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한국과 중국 정상이 북한과의 경제 교류 재개에 열의를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밝혀온 '최대의 압박' 전략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로 홍보할 수 있는 어떤 합의에든 동의할 위험성이 더 높아졌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주한 미군 철수와 북한에 대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 금지 조처를 맞바꿀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거래)는 미국에 대한 당장의 위협은 감소시킬 수 있겠지만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남겨두게 되고, 한국과 일본은 덜 안전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