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이어 스타벅스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차이나 쇼크’의 희생양이 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로 타격을 받을 기업은 애플 다음으로 스타벅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CNBC 방송이 전했다. 이 보고서는 스타벅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주식 매도를 통해 이익 실현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36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4년간 매장 수를 지금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시장에선 주의할 사항이 많다”며 “소비 부문을 중심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했던 글로벌 명품업체들도 중국발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이어 핸드백, 보석, 고급 시계 등 명품 브랜드 소비도 대폭 줄일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애플은 중국 매장에서 가격 할인에 들어갔다. 중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쑤닝은 아이폰XR 128GB(기가바이트) 제품 가격을 6999위안(약 115만5000원)에서 5799위안(약 95만7000원)으로 17%가량 내렸다. 한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선 고급 기종인 아이폰XS 맥스 256GB 모델을 9699위안에 내놨다. 이는 공식 판매가격 1만999위안보다 1000위안 이상 낮은 가격이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은 아이폰8을 종전보다 600위안 할인한 3999위안에 팔고 있다. 징둥은 최신 모델인 아이폰XR도 14일부터 가격을 1000위안 정도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가격 할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애플스토어와 다른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이폰 가격은 그대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인터넷 한정으로 가격 인하를 하고 나서 그 결과를 보고 향후 대응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