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병대원 500명 탑승…러시아 해군, 초계함 파견해 감시

해병대원들이 탄 미국 해군 대형 상륙함이 흑해로 진입하면서 러시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의 '포트 맥헨리'(LSD 43) 상륙함이 6일 오후 9시 10분(모스크바 시간)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 흑해로 진입했다.

상륙함에는 약 500명의 미 해병대원이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륙함이 소속된 미 해군 6함대는 성명에서 "포트 맥헨리의 흑해 진입은 흑해 안보 확보에 대한 우리의 단호함을 확인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가들과의 견고한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정 나포' 러-우크라 긴장 속 美해군 상륙함 흑해 진입
길이 190m, 만재 배수량 1만6천t의 포트 맥헨리함은 해병대원들과 군장비 등을 상륙시키기 위한 5대의 공기부양정을 실은 도크형 상륙함이다.

대공포와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으로 양국 간에 조성된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이루어진 미 상륙함 흑해 진입에 대해 러시아 언론은 함정 이동 과정을 수시로 전하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은 지난해 11월 25일 케르치해협에서 러시아 해안경비대에 나포됐고, 러시아법원은 함정 승조원 24명 전원을 구속해 억류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함정들이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양국 공동 수역인 케르치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권을 위반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함대 소속 3천200t급 초계함 '피틀리비이'가 포트 맥헨리함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헨리함은 6일 저녁 9시 30분께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에 입항했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함정 나포' 러-우크라 긴장 속 美해군 상륙함 흑해 진입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우크라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들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분쟁이 시작된 이후 미 해군과 나토 회원국 함정들은 정기적으로 흑해에 배치되고 있다.

1936년 스위스 몽트뢰에서 체결된 '다르다넬스·보스포루스 해협의 통행 자유에 관한 조약'(몽트뢰 조약)에 따르면 흑해 연안국이 아닌 국가의 흑해 파견 군함 톤수는 3만t을 넘을 수 없으며 체류 기간도 21일을 넘겨서는 안 된다.

'탈러시아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정부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설 수 있도록 서방이 흑해 전력을 증강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 이후에도 나토 동맹국들이 아조프해로 해군 함정을 보내 러시아와 대치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아조프해는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러시아와 경계를 이루는 내해로, 케르치해협을 통해 흑해와 연결된다.

커트 볼커 미국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는 앞서 미국이 흑해 전력 증강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함정 나포' 러-우크라 긴장 속 美해군 상륙함 흑해 진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