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업계 고용시장에 한파가 닥쳤다. 제조업까지 고용한파가 확장될 경우 소비가 추가 위축되며 악순환이 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애플 스마트폰 등을 조립하는 대만 위탁업체인 훙하이 정밀공업은 최근 중국에서 10만명 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하기로 했다. 광둥성 후이저우시에 위치한 스마트폰 스크린 제조업체 보언광학은 직원 5000명에 대한 고용계약 연장을 보류했다.

일부 업체에 한정된 상황은 아니다. 중국 구인사이트 '즈롄자오핀'에 따르면 작년 7-9월 이 회사 사이트를 이용한 구인정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감소했다. 구인수를 구직자수로 나눈 지수는 3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

구인사이트 '써우핀'이 작년 12월까지 1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이 전년 동기대비 5.4 포인트 높은 21.3%로 나왔다. 헤드헌터기업인 '젠청우유'의 구인광고도 작년 4월 285만건에서 9월에는 83만건으로 줄었다.

IT업계의 고용축소와 인원감축의 직접 원인은 애플의 판매부진이지만, 미중무역전쟁 격화와 사회보험료 징수 강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3월 1일이 기한인 미중 양국의 협의 결과에 따라 스마트폰도 보복관세 대상이 되면 제조업에도 불황이 닥칠 전망이다. 중국 소매 매출 신장률이 15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기에 고용이 악화되면 소비가 추가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중국은 사회보험료 징수도 강화했다. 보험료 납부처가 세무 당국으로 옮겨지면서 징수가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보험료 부담은 임금의 약 30%에 달한다. 납부를 미뤄온 기업이 많은 상태에서 징수가 엄격해질 것을 대비해 기업들이 미리 인원감축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채용을 늘려왔던 IT 분야가 감원에 나서자 중국 정부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기업 우대책을 마련하는 등 고용유지에나섰다. 국무원은 작년 12월 5일 고용안정에 관한 '의견'에서 올해 감원을 보류한 기업에 고용보험료 50%를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21일 개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6개의 안정'유지의 첫번째 항목으로 '무역', '투자', '금융' 등을 제치고 '취업'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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