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안보 침해한다는 美 주장은 잘못…외교로 풀어야"
제프리 삭스 "미·중 'IT 군비경쟁' 처참한 결과 부를 수도"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의 체포를 비판했다가 미국 내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세계적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가 미·중 기술 경쟁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인 제프리 삭스는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화웨이 공격은 화웨이가 한 행동에 대해서라기보다는 (양국의) 기술 경쟁에 관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미국의 화웨이 비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삭스 교수는 최근 한 칼럼에서 멍 부회장의 체포가 불공정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비판했다가 미국에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삭스 교수는 "우리는 지금 처절한 사이버 전쟁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다"며 "'IT 군비경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양국의 강경론자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다른 무기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글로벌한 규칙과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삭스 교수는 특히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시각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기업을 겨냥하는 데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예외주의'와 '중국 위협론'이라는 배경이 깔린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번영을 침해한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고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역전쟁과 중국 IT 기업에 대한 공격은 처참한 재난을 야기했던 강대국 간 경쟁을 상기시킨다"며 "(미 정부의) '제로섬 사고'가 중국을 몰아가지 않는 한 중국은 미국의 적이 아니며, 미국에 의해 봉쇄돼야 할 악당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삭스 교수는 "중국은 그 국민의 행복을 원하는 위대하고 자부심을 지닌 문명"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협력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완전히 자기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화웨이와 어떠한 재정적, 계약적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대의를 위해 많은 IT 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화웨이의 경쟁 기업도 포함된다"고 반박했다.

위구르족 이슬람교도들을 강제수용한다는 비난을 받는 중국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신장 자치구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유엔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삭스 교수는 신장 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비판에 순수하지 못한 '선전' 동기가 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가 이를 삭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