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 주도로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한 지 18일로 40주년을 맞았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념식을 여는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이 제2의 개혁·개방을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 확대,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서비스 분야 개방 확대 등의 원칙을 천명하고 구체적인 시장개방 대상 업종과 정책 방향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중 통상전쟁을 해소할 방안을 제시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주석이 이날 연설에서 “대대적인 시장개방 조치를 발표하면서 무역전쟁 출구 전략을 담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일 미국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뒤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미국산 대두(콩) 수입 재개 등 구체적인 양보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국이 최대 타깃으로 삼고 있는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도 일부 수정하거나 연기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에 통 큰 양보안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에 심각한 무역불균형 해소뿐만 아니라 강제적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침탈, 비관세 장벽, 사이버 절도 등의 현안에서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경제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워 파격적인 시장 자유화 정책을 공개할 수 있다”며 “개혁·개방 40주년이 때마침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리더십에 상처를 입지 않고 무역전쟁 출구를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1978년 12월1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11기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당시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이 공식화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은 중국과 세계 경제에 거대한 전환을 불러왔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8년 1.8%에서 지난해 15.2%로 높아졌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800달러로 약 155배 늘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