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픽처스 지분 49%→50.92%…동영상 스트리밍 수장 낙마 1주일 만
"빅데이터·전자상거래 지배력 활용…디지털·오락 부문과 협업 강화"
알리바바, 영화부문 계열사 지분 과반 확보…"시너지 효과 기대"
중국의 대표적인 IT(정보·통신) 그룹인 알리바바(阿里巴巴)가 영화 부문 계열회사의 지분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10일 성명을 통해 영화 부문 계열사인 알리픽처스(阿里影業)의 지분을 현재 49%에서 50.92%로 올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알리픽처스는 총 10억 주의 신주를 발행하고, 알리바바 그룹이 발행된 주식 전량을 한 주당 1.25 홍콩달러(약 180원), 총 12억5천만 홍콩달러(약 1억6천만 달러, 약 1천8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알리바바 그룹이 알리픽처스의 지분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한 결정은 알리바바 그룹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 부문 수장이 비리 혐의로 낙마한 지 1주일 만에 나왔다.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알리바바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체인 유쿠투더우(優酷土豆)를 이끌던 양웨이둥(楊偉東·44) 전 총재가 부적절한 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 3일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알리바바 측은 양웨이둥이 책임자로 있던 유쿠투더우를 판루위안(樊路遠) 알리픽처스 총재가 겸임하도록 했다.

앞서 판루위안 총재는 지난해 11월에는 양웨이둥이 맡고 있던, 알리바바 그룹의 디지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인 알리다원위(阿里大文娛)의 윤번제 총재직도 인수한 바 있다.

알리바바가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알리픽처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한 것은 알리픽처스와 그룹 내 다른 부문과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판루위안 총재는 언론 발표문을 통해 "알리픽처스는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가 돼 기쁘다"면서 "알리픽처스는 인터넷 영화, TV 회사로써, 알리바바 그룹의 빅데이터 및 전자상거래 부문의 우위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체인 유쿠투더우, 온라인 공연 티켓판매 사이트인 다마이왕(大麥網) 등 알리바바 그룹의 디지털 미디어 및 오락 부문과의 협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알리픽처스는 조만간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의 영화시장을 겨냥해 2014년 설립됐다.

하지만 영화 사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벤처사업이기 때문에 알리픽처스는 막대한 자본 투입에도 아직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알리픽처스는 지난해 약 1억6천500만 달러(약 1천85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픽처스는 중국 영화 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 '아수라'(Asura)를 지난 7월 선보였으나 개봉 3일 만에 종영을 발표하기도 했다.

1억1천300만 달러(약 1천272억원)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첫 주말 수익이 730만 달러(약 82억원)에 그치자 조기 종영을 결정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