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이나머니 견제…"기술기업 소수지분 투자까지도 40% 차단"

중국의 '기술 도둑질'을 겨냥해 미국이 외국인투자 심의를 강화함에 따라 미국에 투자한 중국 자본의 상당 부분이 제재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기술기업의 지분율 10% 미만을 확보한 중국 자본의 투자 가운데 약 40%가 신규 외국인투자 심의 규정에 적용된다고 컨설팅업체 로디엄의 보고서를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이 같은 수치는 중국의 작년 투자 실태에 새로 도입된 규정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추산됐다.

미국 재무부는 반도체와 항공기 제작, 바이오기술 등 27개 중대기술의 설계와 실험, 개발에 연루되는 기업들은 투자 합의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보고하도록 한 규정을 지난달 발표했다.

재무부가 주도하는 CFIUS는 외국자본이 미국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지 않은 소수 지분이라도 거래 내용을 광범위하게 심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가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8월 서명한 외국인투자위험조사현대화법(FIRRMA)을 실행하기 위한 과도기적 조치다.

로디엄에 따르면 이 규정이 적용되는 영국의 미국 기술기업 투자는 15%, 독일의 투자는 18%로 분석돼 중국의 투자 40%보다 훨씬 낮았다.

로디엄은 보고서에서 이 규정에 따라 중국의 투자와 관련한 CFIUS의 조사는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이번 규제의 영향은 중국의 벤처캐피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펌 메이어브라운의 마크 어리누크 파트너는 미국에 직접투자를 하는 외국 은행과 보험사, 국부펀드 등도 CFIUS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승인이 거부될 수도 있다며 투자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자본을 유치한 미국 기업들도 새로운 규제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로펌 호건로벨스의 아론 커틀러 파트너는 "해당 기업들은 규모와 무관하게 CFIUS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지 모든 외국인투자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디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중국의 벤처투자펀드는 24억 달러(약 2조7천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어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은 투자를 통한 중국의 기술획득을 규제할 뿐만 아니라 중국기업에 핵심부품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세계 CCTV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하이크비전은 미국의 제재 추진으로 핵심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FT는 미국이 중국의 신장 자치구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해 기업과 중국 관료 등을 제재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하이크비전이 핵심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최근 미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마련할 법안에는 위구르족 감시나 구금에 사용될 수 있는 미국 기술 제품의 수출을 막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FT는 위구르족을 감시하는 하이크비전의 안면인식 감시카메라 시스템에는 미국 기업들이 만든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된다고 전했다.

IPVM의 찰스 롤렛 분석가는 "서방 기업들은 하이크비전의 중요한 공급선으로 미국이 수출을 금지한다면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하원이 지난 5월 통과시킨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은 미국 정부가 하이크비전의 CCTV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