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독주’ 견제에 총력전을 펼 태세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청문회 개최와 조사권 발동 등 의회의 ‘소환권력’을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외교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조시 로긴 WP 칼럼니스트는 이날 새 하원 외교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엘리엇 엥겔 민주당 의원과의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민주당이 트럼프 외교정책의 모든 분야를 조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로긴은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관련 상임위원회를 맡게 될 민주당 인사들이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비롯해 미 행정부와 ‘트럼프오거나이제이션(트럼프 대통령이 운영해온 기업집단)’의 이해 상충 문제, 국무부 운영 실태 등의 목록을 꼼꼼히 점검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이들 현안과 관련해 청문회를 열거나 증인 소환권, 예산권 등을 앞세워 행정부를 견제하기 시작하면 행정부와 의회 간 긴장이 불가피해진다.

엥겔 의원은 “백악관은 우리(민주당)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겨냥해 “그를 국무장관으로서 존중하지만 그도 외교위를 존중해야 한다”며 의회를 무시하면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하원 외교위가 1순위로 삼을 현안은 ‘러시아 스캔들’이라고 WP는 전했다. 러시아 스캔들은 2016년 미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의 공모 의혹을 말하는 것으로 미 정가의 최대 현안이다. 현재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주도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놓고 양보 없는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끝난 지 하루 만인 7일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자신에게 협조하지 않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이에 새 하원의장이 유력시되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뮬러 특검을 약화시키거나 끝내기 위한 노골적인 시도”라고 공격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