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다원주의·WTO개혁" 한 목소리리커창 "중국 시장 개방 확대, 외국기업 기술 강제이전 막을 것"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6개 국제경제·금융기구 수장들이 만나 보호무역에 대한 깊은 우려를 함께 표명하면서 다원주의를 강조했다.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1+6' 원탁회의에서 리 총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은 각국이 "무역과 투자의 보호주의와 일방적인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들은 무역의 혜택을 공정하게 분배하고 다자 무역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각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특히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의 효율을 높이자고 제안했다.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이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시장진입의 벽을 낮추고 서비스업의 대외 개방을 가속하는 한편,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의 강제 이전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이어 국내와 외국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할 것이라면서 "세계 수준의 기업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은 미국 등으로부터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와 함께 지적재산권 절취, 외국 기업 차별 등으로 비판받아왔다.리 총리는 한편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의 경제에 대해 "대내외 요인으로 일정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 기초여건이 튼튼하다면서, 중국이 거대 시장이고 인적자원이 풍부하다고 강조했다.8억∼9억명의 노동력이 있으며, 고등교육과 전문기술교육을 받은 사람은 1억7천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그는 중국이 환율을 조작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중국은 경쟁적 통화 절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중국이 WTO 개혁을 지지한다면서 일방적인 개혁이나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그는 라가르드 IMF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은행, 증권, 펀드 등 금융시장을 질서 있게 개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또 지분 100%를 소유한 외국 기업을 최대한 빨리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만나 미국간 관계 안정을 위해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라 관심이 쏠린다.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장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게이츠와 만나 "당신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로 중미 관계 발전을 지지해왔고 양국 협력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중국은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이어 "중·미는 대국(大國)으로 협력하면 서로에 득이 되고 싸우면 모두 손해를 본다"면서 "현재 정세 속에 양측은 충돌 및 대항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하고 협력 공영을 통해 미래를 실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이는 현실적이며 실행 가능할 뿐만 아니라 양국과 국제사회에 모두 이롭다"면서 "당신이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게이츠는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에 탄복했다"면서 "호혜 공영은 미·중 관계의 기조가 되어야 하며 나 또한 양국민의 우호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화답했다.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참석차 중국을 찾은 게이츠는 지난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면담하는 등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72만 명에 달하는 국경이탈 로힝야족 난민의 본국 송환이 임박한 가운데, 이양희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이 난민의 뜻에 반하는 강압적인 송환을 반대했다.이 보고관은 7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로힝야족이 당장 본국으로 돌아가면 차별과 끔찍한 폭력을 다시 경험할 수밖에 없다면서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정부는 난민 송환 계획 실행을 보류하라고 촉구했다.이 보고관은 "로힝야족이 원 거주지로 돌아가 안전과 기본권이 확보된 상태로 살도록 미얀마 정부가 구체적인 조처를 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사태의 근본 원인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될 송환은 섣부르며 부당한 조치"라고 비난했다.앞서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지난달 30일 실무협의를 통해 오는 15일부터 로힝야족 난민 송환을 시작하기로 전격 합의했다.1차 송환 대상은 미얀마 내 거주 사실이 확인된 2천260명이다.미얀마 당국자들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촌을 찾아 로힝야족 대표에게 안전한 귀환을 약속했지만, 난민들은 미얀마 정부가 신변안전 및 시민권 보장 없이 송환을 서두르고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이 보고관은 "난민들은 자신의 이름이 송환 대상자 명단에 포함될까 봐 몹시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들은 2016∼2017년에 끔찍한 폭력을 경험한 것은 물론, 그 전에도 수십 년간 차별과 박해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미얀마로 돌아갈지를 결정하는 건 로힝야족 자신들인 만큼 이들에게 송환 결정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박해의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뤄지는 송환은 국제법이 규정한 강제송환금지 원칙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보고관은 이어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 거주지를 개발했다고 하지만 건물 몇 개를 지었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로힝야족의 안전하고 위엄있는 삶을 위해 시민권과 이동의 자유, 보건·교육 등 서비스 접근권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는 100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이 머무는 세계 최대 난민 수용소가 있다.이곳에 머무는 난민 중 72만 명은 지난해 8월 미얀마군이 반군 토벌을 빌미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국경을 넘어 도피한 사람들이다.양국은 이들 난민을 2년 안에 미얀마로 돌려보내기로 합의하고 지난 1월 본격적인 송환을 시작하기로 했었다.그러나 난민들이 시민권 및 신변안전 보장 없는 본국행을 거부하면서 송환 시기가 계속 늦춰졌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