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매체 "시진핑 개막연설, 구체적 개방조치 없어 실망스럽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되고 있다고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6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싱가포르에서 5-7일 열리는 신경제포럼에 참석한 왕치산 부주석이 중미 관계의 안정적 발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중국은 미국과 무역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한 연설을 언급하며 중국은 세계다자무역질서의 수호자라고 강조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시 주석은 전날 박람회 개막식에서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지만, 문을 걸어 닫는 것은 반드시 낙후로 이어진다"며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무역 담판을 앞둔 상황이어서 왕치산 부주석의 이런 발언이 양국 간 무역협상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날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한 서방 매체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시 주석이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워싱턴을 겨냥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적재산권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중국이 개선할 공간이 있다고 했지만 동시에 손전등처럼 남만 비추고 자기를 돌아보지 않는 경우가 돼서는 안 된다며 중국만 비난하지 말라고 지적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매체는 시 주석이 개막식에서 무역, 투자 방면에서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외국 정부와 경제계가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고 전했다.

중국의 유럽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시 주석의 연설에서 개혁을 위한 명확한 시간표 같은 구체적인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시 주석이 암중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을 비난했다면서 중국상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조치에 대해 '화를 남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글로벌 경제의 정체를 가져올 뿐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中 왕치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준비 돼 있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