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보도…"브렉시트 후에도 英 금융 서비스기업 EU 접근권 보장"
로이터 "'동등성 원칙' 따를 듯…당분간 금융 관련 EU 규제 따라야"
브렉시트 합의 신호탄?…"英-EU, 금융 서비스 부문 잠정 합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유럽연합(EU)이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이후에도 영국 금융 서비스기업들이 계속해서 EU 시장 접근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영국과 EU 협상가들이 관련 서비스와 데이터 교환 부문에서 향후 협력의 모든 측면에 대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EU는 영국 금융규제가 유럽의 금융규제와 대체로 보조를 맞추는 한 영국 기업들이 EU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보장하게 된다.

이와 함께 어느 쪽도 독립적 중재 절차 없이, 또 현행 30일보다 현저하게 긴 통지 기간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일방적으로 시장 접근을 거부하지 않게 된다.

로이터 통신 역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금융서비스 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합의가 마무리되면 영국은 EU의 '동등성 원칙'(equivalence system)에 따라 EU 시장 접근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동등성 원칙'은 한 국가의 규제가 EU와 동등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부문의 영업과 관련해 인허가 및 보고 절차를 면제해주는 원칙이다.

EU 회원국이 아닌 미국과 일본은 이같은 '동등성 원칙' 하에 EU 금융서비스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갖고 있다.

다만 이는 영국이 주장해 온 '상호인정 방식'(mutual recognition)에 비해서는 시장 접근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동등성 원칙' 하에서 상업은행의 대출 등이 제한될 수 있으며, 당분간 EU의 금융 관련 규제를 지켜야 한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은행과 보험사들이 자리잡고 있는 금융중심지다.

6조 유로(한화 약 7천735조원), 유럽 금융자산의 37%가량이 영국에서 운용되고 있는데 이는 프랑스 파리의 2배에 달한다.

런던은 또 5조2천억 유로(약 6천703조원) 규모의 투자은행 산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이같은 금융서비스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EU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형 금융기관들은 사업부문이나 조직 및 인력을 이미 EU 회원국으로 옮기고 있다.

영국과 EU가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에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파운드-달러는 전장대비 0.53% 상승한 1.2830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하원 브렉시트 위원회에 발송한 서한을 통해 오는 21일까지 브렉시트(Brexit) 협상이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랍 장관은 또 "(협상의) 끝이 확고히 가시권 내에 있다"면서 "장애가 남아있지만 이를 처리하는 것은 우리 능력밖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이슈가 이미 해결했다고 설명한 랍 장관은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미래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도 지난주 내각에 협상 진전 상황을 설명했는데, 한 소식통은 그 합의가 '체커스 계획'보다는 '캐나다식 합의'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체커스 계획은 메이 정부의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으로,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교역 관계 등에 있어서 EU와 최대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캐나다식 모델에서는 영국은 EU 관세동맹에서 제외되지만, EU와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