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군 제9기갑여단과 영국군 제4보병여단이 지난 22일 노르웨이 남동부 레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훈련인 ‘트라이던트 정처(Trident Juncture) 2018’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엔 미국을 비롯한 29개 회원국과 스웨덴 핀란드가 참가한다. 냉전 종식 이후 NATO의 최대 규모 훈련이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아랍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설립을 추진한다. 핵개발과 원유 수출 등의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의 세력 확장을 막으려는 아랍권 안보·정치 동맹이다.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이 사우디 등과 함께 중동전략동맹(MESA) 창설을 논의 중이라고 미국 및 아랍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오는 10월12~13일 워싱턴DC에서 관련 논의를 위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MESA는 ‘아랍판 나토’로 불린다. 미국이 유럽권 국가들과 맺고 있는 나토와 비슷한 역할을 중동에서 할 것이라는 의미다. MESA 동맹에는 사우디 쿠웨이트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페르시아만 주변 6개국과 이집트, 요르단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사우디와 UAE 등이 테러조직 지원 의혹을 이유로 13개월째 카타르와 외교·교역을 중단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어 동맹 추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아랍 나토의 목적은 이란 견제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이란의 공격과 테러, 극단주의를 방어하고 중동 지역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 나토에 참여하는 중동 국가들은 모두 수니파 이슬람 국가로, 시아파인 이란과 종교적으로도 갈등 관계다.이란은 미국이 지난 5월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고 경제 제재 재개를 선언한 뒤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11월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는 국가를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란은 중동산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아랍 나토 추진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반발했다.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뉴욕 맨해튼에서 퀸스, 브루클린으로 건너가다 보면 강변에 벽돌로 지은 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서 있다. 중산층, 서민용 임대아파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친인 프레드 트럼프는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0년대부터 코니아일랜드의 트럼프 빌리지와 비치헤이븐, 벤슨허스트의 쇼어헤이븐 등 이런 아파트를 2만7000가구나 지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군인들과 막 형성되던 중산층을 상대로 임대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타워를 소유한 트럼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맨해튼 곳곳을 재개발·재건축해 트럼프플라자와 트럼프플레이스, 트럼프파크 등 수십 동의 주거용 빌딩과 사무용 빌딩을 건설했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조부 프리드리히 트럼프는 1800년대 말 클론다이크 골드러시 때 알래스카에 레스토랑과 여관을 지어 부를 축적했다. 부동산 개발은 트럼프 일가 고유의 DNA라고 해도 될 듯싶다.재개발·재건축이 DNA얼마 전 맨해튼의 유명 부동산 개발업자를 만났다. 그는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 개발 스토리를 잘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세계 질서를 줄기차게 뒤흔들고 있는 데 대해 “그게 부동산 개발업자의 DNA”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세계무역기구(WTO) 무력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위협과 재협상, 이란핵협정 탈퇴, 파리기후협약 및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비판 등을 통해 전 세계를 흔들어왔다.개발업자 눈으로 보면 부동산이 지금 상태로 있으면 남의 자산일 뿐이다. 하지만 재개발이든 재건축이든 이를 개발하면 자신의 지분이 생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모든 행동은 현재 체제를 개편(재개발·재건축)해 자신의 지분을 만드는 개발업자의 속성으로부터 나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프레드 트럼프는 아파트를 지으면서 빠른 철거를 위해 뉴욕 마피아를 동원했다는 얘기가 있다. 철거에 응하지 않으면 마피아들이 불부터 질렀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2016년 10월 당시 대선을 앞두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프레드 트럼프는 여러 사업에서 마피아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세계 질서 흔들기 계속될 듯프레드 트럼프는 1980년대까지 본인을 스웨덴 출신이라고 알리고 다녔다. 뉴욕을 지배하는 유대인들의 반감을 살까 우려해서다.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적성국이던 독일계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아파트 임대 등이 원활하지 않을 것을 걱정한 때문이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과거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할 때 미모의 여성을 동원한 파티를 자주 벌였다.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트럼프 대통령이 온 세계를 쥐락펴락한 지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최근 유럽을 적이라고 말한 그는 1960년대 재클린 케네디가 골랐다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색깔까지 빨강과 파랑, 하양의 3색 조합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모든 것에 손대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언제 그칠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끝나면 통상전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핏속에 흐르는 부동산 개발업자 DNA를 고려한다면 그런 기대는 틀렸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realist@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을 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흔든 반면 러시아엔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미·러 정상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서로에게 찬사를 보내며 ‘브로맨스(브러더+로맨스)’를 과시해온 두 정상은 NATO 정상회의 풍경과 달리 친밀한 모습을 연출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러시아의 미국 대통령선거 개입, 미·러 양국의 핵무기 감축, 북한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역할 등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논의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서방이 대립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선 형식적인 언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합병, 시리아 내전 군사개입 등으로 옛 소련 시대의 국제적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현안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음에도 미·러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유럽 국가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NATO 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노련한 푸틴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통역만 놓고 벌이는 밀실 회담에서 ‘외교 신인’인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내줄지 우려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통상전쟁의 지렛대로 러시아를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와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으로 물가가 치솟을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러시아에 원유 생산을 늘릴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는 미국에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16~17일 베이징에선 중국과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린다. 중국은 미국의 보호주의에 대항해 EU와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