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 수도 테헤란에 비밀 핵물질 저장 창고가 있다”며 관련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야말로 불법적인 핵무기를 공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29일 '공개 메시지'…'정세 변곡점' 속 北상황인식·의지 드러날듯김정은 언급 이상의 '구체조치' 거론은 어려울 전망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협상에 조금씩 돌파구가 열리는 가운데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조만간 유엔 총회장 연단에서 발신할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리용호 외무상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대표로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리 외무상의 이번 연설은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를 무대로 한 남·북·미 3각 대화를 통해 북미간 협상 동력이 새롭게 마련된 시점에 나오는 북한 당국의 공개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건넨 '올리브 가지'에 북한이 내놓을 '공개 답신'이기도 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용기'에 감사를 표하는 등 북한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주목되는 부분은 리 외무상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언급을 내놓으며 미국에 '화답'할 것이냐다.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26일 뉴욕 회동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다음달 4차 방북이 합의됐고,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도 공식화되는 상황을 볼 때 최근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이런 시점에 리 외무상의 연설에 비핵화 의지 표현이 담긴다면 북미 협상에 긍정적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그러나 리 외무상이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수준보다 구체적으로 비핵화 관련 조치를 제시하기는 어려우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9월 평양 공동선언'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자는 내용과 함께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을 담고 있다.리 외무상의 발언도 기본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이미 밝힌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있다.이를 통해 '북미관계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발신하면서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리 외무상이)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 내용 이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미관계에 대한) 미래지향적이고 전향적인 부분들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비핵화 관련 구체적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분히 이야기가 됐고 실무 회담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리 외무상의 언급은 원론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새로운 입장은 아니더라도 리 외무상의 연설에 담길 표현이나 수사(修辭)는 현재의 중요한 정세 변곡점에 대한 북한의 상황인식과 의지 등을 보다 세부적으로 가늠할 단서는 될 것으로 보인다.리 외무상은 지난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연설에서도 "(북미 공동성명의) 균형적·동시적·단계적 이행이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도" 등 나름의 표현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과 정세 판단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힌 바 있다.유엔 회원국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리 외무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 가능성이 크다.리 외무상은 26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각각 회동을 했는데, 중·러 외교장관은 다음날 장관급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전반적으로 리 외무상의 이번 연설은 북미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는 확연히 다른 기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그는 유엔총회 연단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북한 '완전 파괴'를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투전꾼',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악통령'(악의 대통령) 등 인신공격을 쏟아냈는데, 이번 연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도 관심사다.한편, 북한 매체는 리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은 물론 중·일·러 외교장관들과의 회동 사실을 아직 보도하지 않고 있다.비핵화 문제를 놓고 한반도 주변국들의 긴밀한 접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다소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향후 몇 주, 몇 달이 지나면 항구적으로 평화로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한 공유된 목표에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강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회의에서 북핵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1년 전과 현재의 오늘을 비교하면 상황이 확실히 더 분명해졌고, 가시성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비확산·북한'을 주제로 한 이 날 안보리 장관급회의는 9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주재했으며, 강 장관은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했다.강 장관은 3차례에 걸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지난 6월 첫 북미정상회담 등을 동력으로 훈풍을 타고 있는 최근 한반도 정세를 거론하면서 "다가오는 북미협상이 더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희망이 크다"고 말했다.강 장관은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관련,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 진전을 촉진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관여(engage)를 계속하는 가운데 우리는 안보리 대북제재가 충실하게 이행되도록 국제사회와의 지속적인 협력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강 장관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새 시대의 새벽"에 있다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을 재론하면서 "우리는 정말 북한 비핵화라는 도전과 관련해 정말 새 시대의 새벽에 있다"고 말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뉴욕 맨해튼 심장부에 있는 롯데 뉴욕팰리스호텔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후 2시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데 이어 오후 5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73차 유엔총회 결산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수백 명의 전 세계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 곳도 이 호텔이다.롯데가 2015년 5월 인수한 뉴욕팰리스호텔은 인수 직후부터 매년 9월 유엔총회가 열릴 때마다 ‘제2의 백악관’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장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9월에 최고의 귀빈(VIP)을 유치하려는 뉴욕시 호텔 간 치열한 전쟁에서 롯데는 최고의 승자로 꼽힌다.백악관이 뉴욕팰리스에 온 계기는 원래 유엔총회 때 숙소로 쓰던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되면서다. 보안 문제로 다른 호텔을 찾던 백악관의 눈에 들어온 게 롯데 뉴욕팰리스호텔이다. 플라자 리츠칼튼 페닌슐라 등과 함께 맨해튼 최고 호텔로 꼽히는 데다 시설, 보안, 서비스 등에서 앞섰기 때문이다.권혁범 롯데 뉴욕팰리스호텔 법인장(44)은 “인수한 뒤 지난 3년간 매니저급 이상 50여 명을 한국에 보내 체계적인 서비스 교육을 받게 해 서비스를 완전히 뜯어고쳤다”며 “덕분에 작년과 올해 포브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 등 세계 3대 호텔 평가 매체로부터 뉴욕 최고 호텔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권 법인장은 호텔경영학으로 유명한 코넬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이다. 롯데호텔 기획팀에서 일하다 뉴욕팰리스 인수 작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법인장까지 맡게 됐다.이 호텔은 원래 19세기 철도왕 헨리 빌라드의 저택을 뉴욕의 부동산 재벌인 해리 햄슬리가 사서 1980년 뒷마당에 55층 규모로 건축했다. 이후 브루나이 국왕과 부동산 펀드를 거쳐 롯데가 8억500만달러(약 8900억원)에 인수했다.호텔 인수는 1980년대 뉴욕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한 신동빈 롯데 회장이 주도했다. 당시 30대였던 신 회장은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이 특급호텔을 올려다보며 ‘글로벌 롯데’의 꿈을 키웠다.권 법인장은 최근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최고 인기 구단인 뉴욕양키스와 뉴욕 호텔 가운데 처음으로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높은 판매량을 이끌어냈다. 이후 블루밍데일 백화점과 함께하는 쇼핑 패키지, 크리스마스 뮤지컬 패키지 등도 도입했다. 매년 열리는 US오픈 테니스 대회 때는 스타 선수들이 묵는다. 이들은 호텔이 주최하는 이벤트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라파엘 나달과 비너스 윌리엄스 선수가 호텔 앞 마당에서 배드민턴 경기를 해 뉴욕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지난 3년간 구글 검색 때 1클릭당 내는 비용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이다.매출도 지난 2년간 연평균 2~3% 증가했고 올해도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늘었다. 뉴욕시 호텔 시장의 매출이 최근 몇 년간 1~2%씩 감소한 가운데 ‘한국식 호텔 경영기법’을 도입한 뉴욕팰리스호텔이 홀로 선전하고 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