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명의 신도를 둔 베이징 최대 지하교회인 시안(錫安)교회가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설치하라는 당국의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끝내 폐쇄됐습니다. 이날 약 70명의 중국 당국 관리가 교회에 들어와 집기를 몰수하고 신도들을 쫓아낸 뒤 벽에 새겨진 교회 이름마저 지워버렸는데요. 2007년 설립된 이 교회는 7개 예배당이 있었지만 올해 4~6월 6곳이 문을 닫았고 이번에 마지막 예배당이 폐쇄된 겁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닙니다. 중국 당국은 시안교회에 임대료와 이전 비용 등의 명목으로 120만위안(약 2억원)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베이징시 당국은 시안교회가 소속된 젠웨이탕문화회사에 80만위안의 임대료를 포함해 교회 이전 관련 포장 비용, 물품 보관 비용, 심지어 관계자 초과근무수당까지 요구했다고 합니다.

시안교회를 개척한 조선족 김명일 목사는 “당국은 교회 이전 사안에 대해 우리와 합의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과도하게 책정된 비용을 지불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또 “임대료도 오래 전에 지불했고 당국의 세부 명목서에 기재된 임대료는 기존의 세 배로 부풀려졌다”면서 “우리 교회는 해당 비용을 지불한 능력이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 공산당의 종교활동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불법적인 온라인 포교 활동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는데요. 규제안은 인터넷을 통한 종교 정보 전파에 관련된 모든 기관은 지역 종교사무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온라인 생방송 등으로 종교활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 등을 담았습니다.

중국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포교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한 후 종교활동에 대한 규제는 한층 강화돼왔는데요. 지난 2월 새로운 종교사무조례가 시행되면서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외국인의 여권도 일일히 검사하는 등 통제 수준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허난성에선 2014~2016년 4000개의 교회 십자가가 철거됐고 지난 6일엔 정저우에서 한 목사가 구금되기도 했지요. 중국 당국은 인근 학교와의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거나 건축법 위반 등을 교회 폐쇄 사유로 제시했습니다. 김명일 목사는 “이제 중국 땅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신밖에 없다”고 탄식했습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