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기사와 관계가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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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남서부 도시 아흐바즈에서 22일(현지시간) 군사 퍼레이드 도중 총격이 발생해 24명이 사망하고 최소 6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란 IRNA통신은 "테러 사건의 순교자 수가 24명에 이르렀다"며 "그중 일부는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기자도 한 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 중 절반은 이란혁명수비대원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 일부는 상태가 위독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건은 이란 쿠제스탄 주의 주도 아흐바즈에서 오전 9시께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개시일을 기념해 열린 군사 퍼레이드 도중 네 명의 무장 남성이 총격을 가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이란 군복을 입고 위장한 상태였다.

무장 남성들은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관중을 향해 총격을 가한 뒤 곧이어 군 고위 관리들이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스탠드 쪽으로도 총격을 하려 했으나 보안 요원들의 총을 맞고 저지됐다.

무장 남성 4명 가운데 3명은 현장에서 사살됐으며, 나머지 1명은 체포됐다가 체포 과정서 입은 부상으로 인해 이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이 발생한 지 수시간 뒤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이번 공격의 배후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들은 이를 입증할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 공격의 배후에 '외국 정권'이 있다면서 미국을 겨냥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외국 정권이 모집해 훈련시킨 테러리스트들이 아흐바즈를 공격했다"며 "이란은 지역의 테러 후원자들과 그들의 미국 주인이 그런 공격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즉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국가를 '테러 후원자'(terror sponsor)로 칭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그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은 이란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고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자리프 장관은 배후 국가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란혁명수비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거론하고 나섰다.

이란혁명수비대 대변인인 라메잔 샤리프는 이란 ISNA통신에 "총격을 가한 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최대 라이벌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국이다.

이란과 미국의 갈등은 지난 5월 미국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부활시킨 이후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에서도 열린 군 퍼레이드에 참석해 기조 연설에서 미국 등 서방에 굴복하지 않고 탄도미사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결코 우리의 방어 능력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며 서방을 가리켜 "당신들이 우리 미사일에 분노한다면, 이는 미사일이 우리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은 사담 후세인과 같은 운명을 겪게 될 것"이라며 "같은 일이 트럼프에게도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도 이란에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1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대리 세력을 이용해 미국을 공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한 사건들도 모두 이란 책임"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은 민병대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을 무장시키는 세계에서 가장 큰 테러 후원자로서 세계에 정면으로 맞서왔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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