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안정…대북 관광도 급증해 북에 돈벌이 역할"
NBC "中, 대북무역 재개… 5~6월 北선박 10척 中 석탄부두 입항"
지난 5∼6월 적어도 10척의 북한 화물선이 중국 산둥(山東)성 룽커우(龍口)항의 석탄 부두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는 등 중국이 북한산 석탄 구매 등을 통해 대북제재를 어기며 북한과의 합법적, 불법적 무역을 재개했다고 미국 NBC 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방송은 해상 자료업체 윈드워드에서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올해 들어 5월 이전에는 북한 선박의 룽커우 항구 입항이 없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을 잇는 '동맥' 역할을 하는 단둥시(丹東)로 향하는 접경지역 인근 다리를 통한 수송 물량도 점점 회복돼 석탄을 실은 작은 트럭들이 접경지역 다리 위로 이동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혔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 교착과 관련, 무역전쟁 중인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며 대북제재 완화 등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해왔다.

이 방송은 전직 미국 관료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최근 몇 달간 석탄 수송부터 건설 프로젝트 부활, 관광 재개에 이르기까지 대북무역을 재개, 미국의 외교를 탈선시키고 북한에는 구명줄을 던져줬다며 북중무역 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개최 '깜짝 발표'에 중국이 화들짝 놀란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NBC 방송에 "트럼프 행정부가 자랑해온 '최대 압박'은 이제는 기껏해야 '최소 압박'(Minimal pressure)이 됐다.

이는 지렛대의 엄청난 상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NBC 방송은 러셀 전 차관보와 다른 전직 관리들을 인용해 "북미가 명확한 어젠다나 평양의 약속에 대한 타결을 보기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서둘렀을 때부터 비교적 단일대오를 유지한 국제적 대북제재 전선이 흐트러지는 건 예고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압박 캠페인을 다시 원상태로 돌리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한국의 진보정권도 북한과의 경제적 관여를 촉진하고 있고, 워싱턴과 북한의 무역을 옥죄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북한의 또 다른 '경제적 해빙' 신호로 휘발유 가격 안정화를 들었다.

중국이 지난해 연료 공급을 줄이면서 치솟았던 휘발유 가격이 지난 3월부터 지속해서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 내 비공식적인 유로화 환율은 제재의 여파로 1유로가 북한 화폐 기준 1만 원으로까지 치솟았으나 6∼7월 8천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루커스 쿠오 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북한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 외국 조업 선박이 증가세를 보였다며 북한이 유엔 제재의 '조업권 거래 금지 조항'도 위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에서의 건설 활동도 재개돼 중국 투먼(圖們)시와 북한 남양시의 합동 다리 프로젝트에 노동자와 중장비가 투입됐고, 중국의 대북 관광도 6월부터 급증해 북한의 돈벌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NBC방송은 보도했다.

평양행 여객기가 정기적으로 매진되고 기차 여행은 적어도 2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문객 증가로 인해 접경지역의 중국 세관에서 일부 투어그룹이 발이 묶이는 일도 있었고, 북한측은 몰려드는 수천 명의 관광객을 맞을 여행 가이드를 동원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한 정보 관리는 그러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에서 아직 의미 있는 변화는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북무역이 늘어날지는 모르지만, 제재 이행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득을 봐왔다며 "북한 정권은 미사일과 핵 기술 향상을 위한 더 많은 시간을 벌었다.

현 상황은 그들에게 매우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