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국내에서 유행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표본제공을 거부하고 있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이 3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해 미국이 최근 중국에서 유행한 고병원성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표본 공유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중국 당국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표본공유를 거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미중간 격화되고 있는 무역전쟁이 과학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매체는 H7N9형은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지난해 중국 산시(山西)성에서 1차 발견됐다면서 이 바이러스는 가축 간 전염 뿐 아니라 사람 간에 전파 가능성이 있어 고도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까지 전 세계에서 1천625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중 621명이 숨졌다면서 사망률이 40%에 이른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이 매체는 또 전염속도가 빠르고 변종이 출현할 가능성도 커 반드시 표본을 공유해 공동연구와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지난달 29일 영국의 바이러스 공유 요청에 중국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서 중국은 2013-2016년 중국의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들과 바이러스 표본을 공유해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미국과 영국에 표본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미국, 영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표본을 얻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견제에 대한 보복조치로 바이러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관찰자망은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국제우주과학위원회 학술총회에 중국의 지진예측 전문가들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대거 불참했다면서 중국의 기술력 강화에 대한 경계감으로 중국의 과학학술연구를 고립시키려고 미국이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 학술교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교수나 학생들이 비자발급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의 영향이 전방위로 파급되는 양상이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中, 美·英에 AI 바이러스 공유 거부… 기술견제에 보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