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 최대 14% 기습인상…두 자릿수 물가상승률 이어질 듯

올해 들어 40% 넘는 통화가치 하락을 겪은 터키가 에너지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터키 정부는 1일(현지시간) 산업용 전기 가격을 14% 인상한다고 관보를 통해 기습 공고했다.

가정용 전기 요금은 9% 인상됐다.

터키 국영 가스 공급기업 보타시도 이날 산업용과 가정용 천연가스 가격을 각각 14%와 9% 올렸다.

큰 폭의 에너지 가격 인상은 리라 약세의 결과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리라화 가치는 미 달러 대비 42% 하락했다.

원자력발전소가 없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터키는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에너지 가격 인상은 물가상승을 더욱 부채질해 앞으로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터키 언론은 우려했다.

올해 7월 말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15.85%를 기록, 터키 통계청이 현행 물가지수 산출법을 도입한 2003년 10월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4월 이래 매월 말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10.85%, 12.15%, 15.39%를 나타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3일 공개되는 지난달 물가상승률도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라 급락' 터키, 전기·가스 가격 대폭 인상…물가 비상
물가 관리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금리 인상으로 통하지만, 터키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에 충분한 수준의 금리 인상에 나설지에 대해 시장은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금리 인상이 물가를 올린다는 특유의 경제관을 역설하며, 금리 인상에 극도로 부정적인 시각을 공공연히 드러내서다.

거시경제 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투베이 연구원은 고객에 보낸 보고서에서 "심각한 인플레 통계가 정부의, 결정적으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인식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