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 달러(약 222조1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내주 강행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의견수렴 절차가 다음 달 6일 끝나는 즉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미국은 소비재를 포함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공청회 절차를 진행해 왔다. 관세는 의견수렴 기한인 9월 6일 이후 부과될 수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3차 관세폭탄을 강행할 경우 양국 간의 무역전쟁은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당초 계획한 10%에서 25%로 올릴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600억 달러가량의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다만 블룸버그는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2000억 달러 제품에 대해 한꺼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일정 규모로 쪼개서 단계적으로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관세부과 방침을 공표하고 발효는 뒤로 미룰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2000억 달러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양국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총 500억 달러 규모로 상대방의 제품에 대한 관세폭탄을 주고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6일 각종 산업 부품·기계설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 340억 달러의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발효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545개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효했다. 미중 양국은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23일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방 제품에 대해 25%의 2차 관세폭탄을 주고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304억 달러,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056억달러다.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3차 관세폭탄을 강행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액 절반에 이르는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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