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다음달 열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할 것을 공식 표명한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루미즈(垂水)시의 항구를 둘러본 뒤 출마 선언을 한다.

출마 선언을 도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 도시에서 하는 것은 지방 당원들의 표를 의식해 지방 활성화 정책을 챙긴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출마 선언 전에는 인근 미야자키(宮崎)현 농가를 시찰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자민당 총재선거는 사실상 일본 정부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리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자민당 총재가 됐으며 2016년에는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아베 총리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이번 선거는 다음달 7일 고시된 뒤 20일 투개표가 진행된다.

이번 총재 선거는 개헌과 아베노믹스, 아베 1강(强)의 오만에 대한 심판론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12일 개헌안을 가을 임시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하며 총재선거를 개헌 추진의 발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자민당은 이미 평화헌법 조항인 헌법 9조의 1항(전쟁 포기)과 2항(전력 보유 불가)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안을 마련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런 개헌안을 갖고 개헌에 성공한 뒤 재차 2항을 삭제하는 개헌을 추진해 일본을 전쟁가능한 국가로 변신시키는 '2단계 개헌'을 하려 하고 있다.

자민당의 총재선거는 국회의원(405표)과 지방 당원(405표)의 투표로 진행되는데, 아베 총리는 의원 표 중 257표를 이미 확보하며 승기를 잡았다.

아베 총리와 맞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방 당원 표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2012년 총재선거에서 결과적으로 고배를 마셨지만 지방 당원 투표에서는 아베 총리를 압도한 바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수석부(副)간사장,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을 아우르는 '반(反)아베 연대'를 꿈꾸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노다 총무상은 조만간 총재선거 출마 의사를 철회하면서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노다 총무상이 총재선거 출마를 단념했다면서 조만간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를 밝힐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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