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점진인상, 경기 저해·과열 대응책"
'긴축비판' 트럼프 행정부 직접 대응은 자제
시장은 파월 편, S&P·나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오른쪽). 지난해 11월 2일 트럼프 대통령(왼쪽)의 의장 지명 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사진=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오른쪽). 지난해 11월 2일 트럼프 대통령(왼쪽)의 의장 지명 뒤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사진= 연합뉴스

'돌부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24일(현지시간) 점진적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시장과 약속한대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에 쐐기를 박아서다. 물가나 일자리 등 주요 실물 지표가 좋아 미국 현 경제 상황은 탄탄하다고 진단했다.

자신의 임명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금리 인상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다 해도, 2015년 12월부터 시장에 던진 '긴축' 메시지를 수 바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연준은 미국 중앙은행 격이다. 긴축이 미국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공격하는 백악관의 입장을 다시 정면 반박한 셈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이날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이 같이 발표한 파월 의장의 발표를 일제히 타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 양상을 빚었던 연준이 시장과 약속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키로 했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트럼프 발언에 직접 대응하진 않았지만, 현재 통화정책을 이어간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올 상반기 2회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회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례 심포지엄 연설에서 "가장 최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시사했듯, 임금과 고용의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점진적이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점진적 금리 인상이 경기 저해와 과열 두 가지 가능성에 동시 대처할 수 있는 처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너무 빠르게 움직여 불필요하게 경기 확장세를 저해할 위험과 너무 늦게 움직여 경기과열을 초래할 두 가지 위험에 모두 직면해 있다"며 "현재로선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두 위험을 모두 관리하는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물가와 일자리 지표를 들면서 미국 실물 경기가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탄탄하다"며 "일자리를 원하는 대부분 사람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물가가 연준 목표치인 2%를 넘어 가파르게 상승할 신호는 없다"며 "통화정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과 탄탄한 고용시장, 2% 부근의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트럼프의 노골적 긴축 정책 비판이 나온 이후 첫 공개 연설이서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이목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연준의 금리 인상 방침에 불만을 피력했다.

지난달 19일 CNBC 방송 인터뷰, 지난 20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도 연준의 긴축 기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금리를 올릴 때마다 연준은 또 올리겠다고 한다"면서 "정말 달갑지 않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연준의 독립성을 노골적으로 훼손한다는 비난 여론도 거셌다.

일단 시장은 파월 의장 입장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간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파월의 금리인상 기조 유지 발언 이후 상승 마감했다. 특히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최대치로 마감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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