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엘살바도르 단교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엘살바도르 단교 '후폭풍' 지속… '中 금권외교' 비난도
대만이 중국의 금권외교에 당했다는 주장을 비롯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대만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정부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엘살바도르 단교는 미중 무역전쟁 위기,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순방외교 성공, 대만과 미국의 관계 호전 등에 직면한 중국이 천문학적 금액을 엘살바도르에 급히 지원해 성사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왕딩위(王定宇)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는 이번 단교는 중국이 엘살바도르의 항구 독점경영권으로 40억 달러(약 4조5천억 원), 주변 자유경제특구개발비용 230억 달러, 매년 유지비 2천500만 달러, 그 외에도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는 선거경비 등을 제공함으로써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보는 사설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독립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취임 후 단교된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엘살바도르는 수교한 지 70년 이상인 수교국이라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면서 수교기간이 비교적 짧은 우방국과의 관계유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이번 단교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면서 차이 총통에게 "제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으로 돌아가라. 그러면 많은 새로운 것이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엘살바도르가 민주국가인 대만과 단교하고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과 수교해 매우 실망이라면서 엘살바도르는 짧은 소견으로 단교를 결정했지만 앞으로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판사처 만수르 대변인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현 상태를 변화시키는 행위는 지역안정에 해가 되므로 중국은 대만에 대한 협박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더글러스 팔 AIT 전 처장은 자신의 경험을 들어 "미중관계 악화 시에는 대만은 종종 대가를 치르고 미중관계가 개선되면 중국이 대만을 조금 더 우호적으로 대한다"라며 현재 미중관계는 악화일로에 있으므로 중국은 대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는 카드로 대만을 사용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만 정책은 예측할 수 없으므로 대만 스스로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9월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 포럼, 11월 초 중국의 남태평양국가포럼 개최, 11월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파나마 방문 시까지 대만의 '시련'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소식통은 중국이 연말 전에 3개국과 수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곧 대만이 연말까지 단교 국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만 외교정책은 더욱 험난한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만 역대 총통의 단교와 수교 상황을 살펴보면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은 단교 13개국, 수교 20개국으로 임기를 마칠 때 수교국이 29개였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단교 9개국, 수교 3개국으로 임기를 마칠 때 수교국이 23개 남았고, 마 총통은 1개국과 단교해 22개 수교국을 차이 총통 정부에 넘겨주었는데, 차이 총통은 지금까지 5개국과 단교해 17개국만이 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