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밀착' 비핵화 협상 변수 가능성 경계하며 中에 견제구
'시진핑방북' 속내복잡 美 "中, 지렛대 활용 北비핵화 견인해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내달 평양 방문설에 미국의 속내가 복잡한 흐름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금 탄력을 받게 된 가운데 시 주식의 평양 방문이 현실화될 경우 북·중간 밀착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북미 대화의 방정식이 더 복잡하게 꼬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내달 평양을 방문,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보도와 관련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연합뉴스의 반응 요청에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해온 대로 북한 문제에 있어 중국과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목표로 귀결되는, 신뢰할만한 협상에 반드시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그 고유한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무부의 이러한 입장은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북미 간 협상 판을 흔드는 요인이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차원도 있어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황과 관련, 중국 개입론 내지 배후론을 여러 차례 꺼내 든 바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북한을 움직여 비핵화 협상의 진도를 더디게 작용한다는 의혹인 셈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최근 들어 제재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 전선의 균열 및 이완을 초래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각료회의에서도 "진전을 계속 이뤄가고 있으며 너무 머지않아 큰 도약(a Big Step)을 만들어내길 희망한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말을 받아 이어가며 "그(북미 간) 관계는 매우 좋아보인다"면서도 "아마도 중국 때문에 약간 타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중국은 내가 무역에 관해 하는 것에 불만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달 31일에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해 "우리는 북한 문제에 있어 잘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중국에 대해 너무 대처를 잘하고 있어서 어쩌면 중국이 끼어들어 우리를 방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언급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비슷한 발언을 해왔다.

특히 이번에 시 주석의 첫 방북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을 우군 삼아 종전선언의 동력 강화 등 협상력을 높이려는 북한과 북한을 지렛대로 무역전쟁 등에서 목소리를 키우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북·중 간 밀착이 최고조로 달하게 돼 미국으로선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이 이번에 북한을 찾는다면 중국 국가주석으로선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2005년 방북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한 이후 한 차례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