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객 간 메시지에 수수료 부과"

'사생활 보호' 정책 강화로 이용자 수와 매출이 정체 또는 감소 국면에 들어간 페이스북이 수익 창출을 위해 자회사인 왓츠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2014년에 220억 달러(25조 원)를 들여 메시징 플랫폼인 왓츠앱을 인수한 페이스북이 4년 만에 공식적으로 이 앱에 '돈을 벌기 위한' 새로운 미션을 부여했다"면서 "왓츠앱 서비스를 이용해 마케팅 및 고객 서비스 메시지를 전송하는 대기업에 요금을 부과하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곤경의 페이스북 '왓츠앱' 통해 수익 창출 나선다
왓츠앱 측은 "약 15억 명의 왓츠앱 이용자들과 기업을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26일 2분기 실적 발표 결과 '가짜 뉴스와 혐오·폭력 콘텐츠 추방 및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활동' 강화 정책이 향후 플랫폼 이용자 수 정체와 광고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후 이틀 동안 주가가 20% 이상 폭락했다.

WSJ는 "본 플랫폼의 수익 감소를 벌충하기 위해 페이스북이 자회사인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왓츠앱은 기업들에 부과하는 메시지 전송 수수료를 고정요금으로 책정할 계획이지만, 국가별로는 메시지당 0.5∼9센트로 차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트 이데마 왓츠앱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왓츠앱에서는 하루 평균 600억 개의 메시지가 교환되지만, 지금까지는 기업과 소비자 간 직접 연결을 위한 시스템은 거의 없었다"면서 "새로운 기능은 이용자들이 기업의 고객 서비스 센터에 텍스트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그로 인한 전송 비용을 기업에 청구한다는 것이다.

우버, 싱가포르 항공, 전자상거래 업체 위시 등 약 100개 기업이 왓츠앱의 새로운 서비스 기능을 시범 운용해왔다고 왓츠앱 측은 밝혔다.

WSJ는 "고객과 기업 간 메시지는 암호화돼서 왓츠앱이 읽을 수는 없지만, 기업들은 메시지를 해독된 상태로 저장해 잠재적인 데이터 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왓츠앱 수익 모델은 공동창업자인 얀 쿰과 브라이언 액톤이 경영에서 물러난 지 3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이들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수익 모델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고 WSJ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