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의 對 EU FDI, 2016년 564억 유로→작년 -2천742억 유로

지난해 미국 기업들이 유럽연합(EU)에서 대거 투자비 회수에 나서면서 EU 역내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전년보다 9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9일 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에 따르면 지난해 EU 역내에 대한 FDI는 367억 유로(약 47조7천억 원)로, 지난 2016년 3천393억 유로(약 441조 원)보다 무려 89.2% 감소했다.

EU에 유입된 FDI가 줄어든 것은 지난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미국 기업들이 EU 시장에서 2천742억 유로(약 356조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회수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 2016년엔 EU 역내에 564억 유로를 투자, 스위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으나 작년엔 대대적인 투자비 회수에 나섰다.

유로스타트는 작년에 미국 기업들이 EU 시장에서 대거 투자비 회수에 나선 배경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으나 최근 몇년 간 EU가 미국계 다국적 거대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조사하거나 과도한 세제혜택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서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EU 경쟁 당국은 지난 2016년 8월 아일랜드 정부가 미국계 IT 공룡 기업인 애플에 과도한 세금혜택을 부여해 130억 유로(16조2천억 원 상당)의 세금을 부당하게 징수하지 않았다며 이를 징수하도록 결정했고, 구글· 아마존·맥도날드·스타벅스 등 기업에 대해 EU 경쟁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여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했거나 현재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EU 역내에 가장 많이 투자한 외국자본은 스위스로 902억 유로를 투자했고 일본(127억 유로), 캐나다(109억 유로), 홍콩(49억 유로), 인도(46억 유로), 홍콩을 뺀 중국(27억 유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작년에 EU로 투자된 FDI가 많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EU의 역외 FDI도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작년 EU의 역외 FDI는 1천196억 유로로 지난 2016년 2천503억 유로보다 52.2% 감소했다.

EU의 역외 FDI가 줄어든 것도 2년 연속이다.

지난 2016년 미국에 유입된 EU의 FDI는 769억 유로이었으나 작년엔 마이너스 666억 유로를 기록했다.

작년에 EU의 FDI가 가장 많았던 두 나라는 스위스(608억 유로)와 홍콩(104억 유로)이었다.

EU 기업들은 작년에 러시아 시장에서도 74억 유로, 캐나다 시장에서도 36억 유로, 일본 시장에서도 13억 유로의 FDI를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EU 내 외국인투자 전년대비 90%↓…美기업, 투자 대거회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