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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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우려가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이자 중국의 간판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막아섰다. 차이나모바일이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미국을 향해 고의적인 억압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전세계 8억9900만명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의 차이나모바일 진출 불허는 오는 6일 중국산 첨단기술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조치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미중 양국의 갈등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NTIA)은 2일(현지시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이 회사의 미국 통신시장 진출을 허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차이나모바일이 미국 정부에 통신시장 진출 신청서를 낸 지 7년 만에 사실상 미국 정부가 거부 의사를 확정한 셈이다.

거부 이유는 국가 안보 위협이었다. 데이비드 레들 상무부 통신정보 담당 차관보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법 집행과 국가안보 이익에 위험이 증가하는 우려가 해소될 수 없었다"며"국가 안보와 법 집행에 용납할 수 없고 상당한 위협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차이나모바일이 중국 정부의 통제 속에서 착취 당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정보 활동과 경제 분야에서의 간첩 행위, 차이나모바일의 규모와 기술 원천 및 재원 등을 주로 평가한 결과라고 NTIA는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중싱통신)와 화웨이에 이어 중국 첨단 기업에 대한 견제를 통신서비스 업체까지 확대하는 모습이다. 미 의회는 중국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까지 함께 제재하는 입법을 진행 중이다.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부도 위기에 몰렸다가 최근 제제 해제 조치를 받았지만, 미 의회는 이를 무산시키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강력 반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의 구시대적 이념을 포기해야 한다"며 "미국은 관련 문제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중국 기업에 대한 터무니 없는 억측과 고의적인 억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미국이 자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에 공평하고 양호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중미 간 상호 신뢰와 협력을 더 증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