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4일 북한에 대한 ‘비핵화 시간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로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0년 말 전에 북한이 ‘주요 비핵화’ 조치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를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의) ‘주요 비핵화’를 2년 반 내에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남북한 간에 이야기해 온 시간표가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미·북 정상회담에 배석했을 뿐 아니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핵심 현안을 조율했다.

회담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그는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마칠 타이밍의 시급성을 알고, 비핵화를 빨리 해야 함을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고 북한을 압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검증 문제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대통령 임기 내에(이뤄질 것)”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수개월간 전 세계에서 최정예 적임자들을 모두 확보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우리가 실제 그 장소(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바로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란 문구가 담기지 않은 데 대해선 “‘완전한’이란 말은 ‘검증 가능한’이란 말을 아우르는 것”이라며 “누구도 입증이나 증명 없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그것(CVID)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방중해 왕이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여전히 위험요소”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수년에 걸친 노력을 통해 진전이 이뤄지고, 그것이 평화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가 그것(평화)을 달성하지 못할 위험은 여전히 있지만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세계는 조건들을 적절히 설정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일 모두 한반도 문제가 구석을 빠져나온 것은 인정했으나 3개국은 북한 비핵화가 완결될 때까지 대북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고 공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