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ㆍ상무부 "미국, 합의 어겨…핵심 이익 지킬것"
美 관세부과 강행에 中 "한 입으로 두 말 말라" 강력 반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부과를 강행하기로 하자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협상 합의를 어겼다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결정과 "국제 관계에서 매번 번복하고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은 자국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미국의 관련 발표는 중미 양측의 공동 인식을 분명히 위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화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측이 말에 신용이 있고 공동 성명의 정신에 따라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가길 촉구한다"면서 "중국은 평등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건설적인 방식으로 경제 무역 갈등을 해결하길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무역 전쟁을 하고 싶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서 "병사가 오면 장수가 막고 물이 오면 흙으로 덮는다는 말이 있듯이 미국이 고집스럽게 나온다면 중국은 반드시 결연히 힘 있는 조처를 해 정당한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책략성 성명'에 대해 뜻밖의 느낌을 받는다"면서 "그 속에서도 얼마 전 중미 양측이 워싱턴에서 이룬 합의를 위배한 점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어 "미국이 어떤 조처를 하든 중국은 중국 인민의 이익과 국가 핵심 이익을 지킬 자신감과 능력, 경험이 있다"며 "미국이 공동 성명 정신에 따라 함께 마주 걷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미국의 행보에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 미국에 중국은 함께 춤추지 않겠다'는 제목의 사평을 통해 미중 양국이 불과 2주전 무역갈등에 대해 합의를 이뤘던 점을 상기시키며 미국의 '표변'이라고 규정했다.

신문은 "오늘날 세계가 극도로 불확실한 미국 정부를 마주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이란 핵협정과 파리기후협약에서 모두 탈퇴를 선언하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번복한 사례를 상기시키며 미중 무역합의를 뒤집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고 비꼬았다.

사설은 이어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미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신호"라며 "중국 정부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 미국의 처사에 대응할 지혜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성명대로 6월 15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조처를 하면 이전 합의는 모두 효력을 잃고 중국은 대등하게 반격을 가하며 전면적인 무역 전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논평을 통해 이번 조치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의 내달 2∼4일 방중을 앞두고 나온 점에 주목하며 "미국의 이랬다저랬다 하는 행보가 미국을 도의적으로 더욱 곤혹스럽고 수세에 몰리는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은 이어 "중국은 싸우고 싶지 않지만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대가 싸우기 원한다면 끝까지 싸워주겠다는 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