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전기자동차·스마트폰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 확보전에 나섰다. 리튬 수요 급증에 대비해 미리 공급계약을 맺거나 아예 리튬광산에 투자하고 있다.

테슬라·소프트뱅크·도요타, 리튬광산에 꽂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호주 광산업체 키드먼리소스와 3년간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키드먼은 세계 2위 리튬업체 SQM사와 협력해 호주 서부에서 리튬광산을 개발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 공급은 2021년 이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은 ‘하얀 석유’로 불릴 만큼 전기차 시장의 핵심 소재로 자리 잡고 있다. WSJ는 “테크기업·자동차기업은 아직 생산을 시작하지 않은 공급업체와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향후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서둘러 (리튬 공급) 거래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캐나다 광산업체 네마스카리튬 지분 10%를 8000만달러(약 862억원)에 매입했다. 네마스카는 내년 하반기부터 리튬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도요타자동차도 지난 1월 호주 리튬업체 오로코브레 지분 15%를 2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리튬 확보에 나서면서 리튬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부터 2년간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다. 리튬 가격은 지난달 기준으로 t당 2만3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까지 세계 리튬 수요가 지금의 네 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튬이 미래 원자재로 주목받으면서 선물거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매튜 체임벌린 런던금속거래소(LME)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홍콩에서 열린 ‘LME아시아위크포럼’에서 흑연, 망간과 함께 리튬 선물을 18개월 안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체임벌린 CEO는 “전기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배터리산업은 금속 거래의 큰 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리튬은 니켈, 구리 등과 달리 글로벌 거래소가 아니라 비공개시장에서만 거래돼왔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