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달 유엔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요청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외교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지난 4월 백악관 관리들에게 북한 식량지원 프로그램에 미국 정부도 참여해달라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미 정부는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던 1990년대까지만 해도 유엔을 통한 북한 식량 원조에 연간 최대 수억달러를 지원했으나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2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 북한 식량 지원에서 손을 뗐다.

미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대북 지원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팔라디노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은 “북핵이 사라질 때까지 미 정부의 대북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며 “매우 비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원을 (민생에) 재분배한다면 북한 주민들에게 거대한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