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화산재 경보 연장…쓰나미·대폭발 징후는 아직 없어
15일째 용암과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는 미국 하와이제도 하와이섬(일명 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에 내려진 화산재 경보가 16일(현지시간)까지 연장됐다.

전날 킬라우에아 화산의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에서는 화산재가 해발 3.6㎞까지 치솟아 하와이 화산관측소가 항공운항 경보를 주황색(오렌지)에서 적색으로 높여 발령했다.

화산재가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 것과 마찬가지다.

화산관측소는 현재 화산재 분출의 범위가 지난 3일 규모 5.0 강진과 용암분출 이후 가장 광범위한 상태라고 말했다.

분화구에서 30㎞ 떨어진 지역까지 화산재가 날아갔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우드밸리, 푸날루, 날레우, 하와이 오션뷰 에스테이츠 등지에 화산재 경보를 발령했다.

전날 수 차례 약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대폭발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아직 강한 지진이나 큰 폭발의 징후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하와이카운티 민방위국은 쓰나미(지진해일)가 닥칠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대해 "지금까지는 쓰나미를 불러올 만한 지진 활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쓰나미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 등 관측 기관들이 하와이섬 주변의 쓰나미 발생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하와이 현지신문은 "강한 무역풍이 화산재를 먼 지역까지 날려보내고 있지만 애초 우려했던 심각한 폭발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킬라우에아 화산이 세인트 헬렌스 또는 폼페이 화산처럼 대폭발을 일으켜 재앙적인 수준으로 용암과 화산재를 쏟아낼 가능성도 우려됐으나, 현재까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와이 화산관측소의 스티브 브랜틀리는 "당분간 화산재 분출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화구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동반한 큰 폭발이 일어나면 암석덩이를 반경 수 ㎞까지 날려보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분화구와 도로 곳곳의 균열에서 분출된 유독성 이산화황 가스는 하와이섬 최대도시인 힐로까지 번져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용암 분출로 인한 가옥·건물 피해는 37채이며, 레일라니 에스테이츠를 비롯해 인근 지역 주민 2천여 명이 대피한 상태다.

화산관측소는 6번과 17번 균열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137번 고속도로 등을 위협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와이 화산재 경보 연장…쓰나미·대폭발 징후는 아직 없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