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양국 간 최악의 통상 마찰을 완화하기 위한 고위급 경제·통상장관 협의를 다음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재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부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팀과 통상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류허(劉鶴) 부총리가 경제팀을 이끌고 미국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4일 베이징을 방문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국 대표단과의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다.

므누신 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대표단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수석 경제 책사인 류 부총리를 대표로 하는 중국 경제팀과 무역불균형 문제 해소 등을 위해 이틀간 협상을 벌였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미국 대표단에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경제팀이 모두 참여했다.

미국은 베이징 협상에서 중국 정부에 2020년까지 대(對)미국 무역흑자 규모를 지금보다 최소 2000억달러(약 215조3000억원) 줄일 것을 요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는 3750억달러였다. 미국 대표단은 중국 정부 주도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 제조 2025’의 지원 중단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양보 없는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달 4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같은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카드를 꺼내놓고 맞대응을 선언한 상태다.

중국 관세청은 올 4월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221억9000만달러로 전월(154억3000만달러)보다 43.8%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대미 흑자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양국 간 통상갈등 해소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