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나토, 매우 가치있어"…트럼프 '낡은동맹' 언급과 대비

유럽과 북미 지역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27일 브뤼셀에서 29개 회원국 외교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오는 7월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것으로, 회의에선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을 비롯해 이란 핵합의 문제, 아프가니스탄 지원문제,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문제 등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이날 회의엔 전날 취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첫 일정으로 참석, 눈길을 끌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브뤼셀에 도착한 뒤 곧바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환담하며 나토동맹의 중요성을 강조, 한때 나토를 '낡은 동맹'이라고 깎아내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
나토 외교장관회의 對러시아 관계 등 논의… 폼페이오 첫 참석
폼페이오 장관은 스톨텐베르크 총장과 회동을 시작하면서 "여기(나토)서 오늘날 수행하고 있는 일은 매우 가치있는 것이고, 우리의 목적은 중요하며 이런 임무는 미국에게도 많은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도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취임한 이후 이렇게 빨리 나토 회의에 참석한 것은 "나토 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표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토동맹의 파트너들과의 첫 회동에서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면서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 회원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국방비 지출 확대를 요구해왔다.

나토는 오는 2024년까지 군사비를 GDP(국내총생산) 대비 2%로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회원국은 미국을 포함해 영국, 터키 등 6개 나라에 불과하다.

이날 회의에선 러시아 문제가 톱 어젠다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기도 사건과, 미국·영국·프랑스군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시리아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뒤 처음 열리는 것이다.

러시아는 시리아 바사르 알 아사드 정권의 후견인을 자임하고 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무력 개입, 크림반도 강제 병합, 서방국가 선거에서 개입, 사이버 공격 및 가짜뉴스 유포 등을 언급하며 러시아의 위협을 역설했다.

일각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그동안 러시아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장해왔다는 점을 내세워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려는 기존 나토의 노선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토 회의를 마친 뒤에는 중동지역의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나토 외교장관회의 對러시아 관계 등 논의… 폼페이오 첫 참석
/연합뉴스